1절: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2절: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3절: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4절: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 말씀 요약 >

예수님께서는 세례 받으신 후에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 받으시기 위하여 광야로 가셔서 40일 동안 금식하신 후에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첫 번째 시험은, 돌들을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는 시험이었습니다. 돌들을 떡덩이로 만들라는 것은 왜 시험이 됩니까? 마귀의 노림수는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예수님은 돌들을 얼마든지 떡덩이로 만들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40일을 금식하신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돌을 떡으로 만들어서 잡수신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런데도 이것이 왜 마귀의 시험입니까?

이 돌을 떡덩이가 되게 하라

“시험하는 자”(3절) 마귀는 예수님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3절). 이 말에는 마귀의 도발과 조롱이 담겨 있습니다. 앞서서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실 때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증거를 받으셨습니다(마 3:17). 그러나 지금 마귀는, “네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 맞다면, 너는 왜 40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이렇게 비참하게 된 것이냐? 네 떡 문제도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아들인 것이 다 무슨 소용이냐?” 하고 도발하면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을 지금 당장 드러내고 보여주라고 하였습니다. 마귀의 말은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마귀에게는 나름대로 탄탄한 논리가 있었습니다. 마귀의 논리는 참으로 강력하였고 교묘하였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얼마든지 돌을 떡으로 만드실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을 떡으로 만들면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입증할 수 있었고, 자신의 굶주림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석이조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드러내는 것은 하나님의 뜻도 아니었고 주님께서 일하시는 방식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마귀의 생각이었고 마귀의 요구였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마귀의 말을 들으실 이유는 전혀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사탄에게 입증해 보일 필요도 없었습니다. 매튜 헨리 목사님이 말한 것처럼, 예수님은 사탄을 위해서 이적을 베풀 이유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마귀의 광대가 되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충동적으로 메시아의 권세를 사사로이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범사에 형제들과 같이 되신 주님께서는 굶주리신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나님의 약속과 명령과 공급과 섭리에만 의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마귀의 제안대로 돌을 떡으로 만드시는 것은 곧 시험에서의 패배를 의미했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우리는 마귀의 도발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답변을 보면 마귀의 시험이 정확하게 무엇이었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답변은 마치 시험 문제의 답안지와 같습니다. 정답을 알면 문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구약성경의 한 구절인 신명기 8:3을 인용하심으로 자신의 대답을 대신하였습니다.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40년의 긴 여정을 다 끝마치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령하고 당부하고 권면한 내용을 기록한 책입니다. 신명기의 주제는, 한 마디로 여호와의 명령에 순종하라는 것이었습니다(신 8:1). 모세는 신명기 8장을 시작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난 40년 광야 생활을 생각해보라고 하였습니다(신 8:2). 그들이 광야 생활을 하게 된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데스 바네아에 이르러 가나안 땅을 정탐한 정탐꾼들의 부정적인 보고를 듣고는, 도저히 자신들은 가나안 땅을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고 애굽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심히 분노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들이 가나안 땅을 정탐했던 날수인 40일을 따라 40년 동안 광야에서 지낼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광야로 가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은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광야는 죽음의 땅이었습니다. 광야는 떡도 없고 물도 없었습니다. 광야로 가는 것은 무덤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로 가라고 명령하셨고, 모세는 그 말씀에 순종하여 광야로 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로 보내셔서 먼저 그들을 낮추시고 그들을 주리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징계하는 것과 같았습니다(신 8:5). 광야 40년의 시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불순종의 결과를 쓰라린 마음으로 되새기고 곱씹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길만이 살 길이며, 불순종의 열매는 너무 쓰다는 사실을 뼈에 새겨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추시고 주리게 하신 후에, 그들도 알지 못하고 그들의 열조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내려주셔서 그들로 광야 40년 동안 떡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만나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신비하고도 놀라운 양식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나뿐만 아니라 물도 주셨습니다. 그 물은 반석에서 나는 물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었습니다. 그 사십 년 동안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의복이 해어지지도 않고 그들이 발이 부르트지도 않도록 해주셨습니다(신 8:4). 모세는 바로 이런 사실을 회고하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너로 알게 ”(신 8:3b) 하시기 위함이었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광야로 나왔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만나를 주어 어떻게 놀랍게 살게 하셨는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첫 번째 시험에서 바로 이 말씀으로 마귀의 첫 번째 시험을 이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귀의 시험을 이기셨습니다. 예수님이 가지고 싸우신 최고의 무기는 말씀이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

사람은 무엇으로 삽니까?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삽니다. 떡은 인간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을 대표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 떡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건강이 떡이 되기도 하고 자존심이 떡이 되기도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학업이 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에게 절실한 것들을 절대화시키고 때로 우상처럼 떠받듭니다. 물론 떡은 중요하고 필요한 것입니다. 돈도, 건강도, 자존심도 소중하고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시험거리가 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 순종하고자 할 때에, 그것이 우리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포기를 의미할 때입니다.

바로 그런 때에 우리는,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하시며 시험을 이기신 예수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가장 극한 상황에서도 떡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생각하셨고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으셨습니다. 우리는 광야와 같은 세상을 지나갈 때에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살아야 하고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공급하시는 만나를 먹게 될 것입니다. 만나는 우리가 순종할 때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양식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만나를 먹고 살아야 합니다.

돌을 떡으로 만들어 먹으라는 마귀의 시험은 오늘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우리의 삶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게 될 때, 마귀는 우리에게 먼저 그것을 얻으라고 미혹합니다.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는 맞지 않더라도, 잠시 말씀을 저버리더라도, 지금은 당장 나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얻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리를 시험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을 저버리고 떡을 우리의 대의명분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이 시험에서 패배하는 것이 됩니다.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야 하고 만나를 먹으며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