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절: 여자가 가로되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

20절: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21절: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22절: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니라

23절: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24절: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찌니라

< 말씀 요약 >

사마리아 여인에게 찾아오신 예수님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수가 성의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그녀와 대화하신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참으로 삶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던 곤고한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찾아오셨습니다. 이는 참으로 놀랍고도 감사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사마리아는 소외된 땅이었고 사마리아 사람들은 소외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마리아 여인은 소외된 사람들 중에서도 더욱 소외된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가실 때 다른 유대인들은 가기를 꺼리는 사마리아 지역을 굳이 통과하셨습니다. 이는 바로 이 여인을 만나시기 위함이었습니다(5절). 예수님은 어디로 가야 이 여인을 만날 수 있는지를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오게 될 우물가로 가서 거기에 앉으셨습니다(6절).

바로 그때 그 사마리아 여자가 물을 길러 왔습니다(7절). 이 여인에게 있어서 우물물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볼 때 이 여인에게 우물물보다 더 중요하고 정말 시급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참되신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알고 믿는 일이었습니다. 이 여인이 이토록 삶의 갈피를 이토록 잡지 못하고 많은 죄악 중에 방황하며 곤고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은, 그녀가 참되신 하나님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녀에게 “생수”를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10절). 주님께서 말씀하신 “생수(living water)”는 우리를 소생시킬 수 있는 물,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줄 수 있는 물을 의미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물을 주시는 분이라고 하셨습니다(14절). 그러자 이 여인은 “주여 이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15절)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네 남편을 불러 오라”(16절)고 하셨고, 그 여인은 “나는 남편이 없나이다”(17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가 남편이 없다 하는 말이 옳도다. 네가 남편 다섯이 있었으나 지금 있는 자는 네 남편이 아니나 네 말이 참되도다”(17-18절). 이 여인은 많은 상처를 안고 굴곡 많은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문제를 끄집어내신 것입니다.

아버지께 바르게 예배해야 한다

그때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을 “선지자”로 생각하여, 예수님께 예배에 관하여 물었습니다.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19-20절). 사마리아 사람들도 나름대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예배의 장소 문제를 가지고 논쟁하였습니다(21절), 이 사마리아 여인이 왜 갑자기 예배에 대한 질문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예배에 대해 그 여인에게 답변하시면서, 이 사마리아 여인의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예배라는 주제를 가지고 설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배의 장소가 그리심 산이냐 예루살렘이냐 하는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하신 후에(21절), 누구를 예배하고(예배의 대상), 어떻게 예배하는지가(예배의 방식과 내용)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21-24절). 사람이 어떤 예배자인가 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예배자인가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예배자인가 하는 것은 그가 누구를 예배하고, 어떻게 예배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예배의 대상은 하나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께 참으로(바르게) 예배할 때가 올 것이라고 하셨습니다(21,23절). 하나님을 바르고 참되게 예배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먼저 하나님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로 알아야 하나님을 바로 예배할 수 있습니다(22절). 예수님은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하는 것을 다른 말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23-24절).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라

그렇다면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예배는 어떤 예배입니까?

먼저, “신령으로 예배하라”는 말은 “성령 안에서 예배하라”는 뜻입니다. “신령(神靈)”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영” 또는 “성령(πνεύματι, spirit)”을 의미하는데, 본문에서는 “성령”을 의미합니다. “성령 안에서” 예배한다는 것은 성령님과 성령님의 역사를 힘입어 예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성경에서 “신령하다(πνευματικός)”는 말은 성령의 역사로 인해 생겨난 것을 말합니다(엡 1:3 참조). 성령 안에서 예배하는 것은 성령의 임재와 내주와 충만과 인도하심 가운데 예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령님을 받아서 성령을 힘입어, 성령의 조명과 역사로 거듭나서 진리를 깨닫고 참된 믿음을 가지고 예배하는 것이 신령으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성령으로(성령 안에서) 예배해야 합니다(24절).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는 성령 안에서, 성령님을 힘입어 드리는 영적 예배, 신령한 예배입니다.

성령으로(성령 안에서) 예배하는 사람은 내적 예배(heart worship)를 드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구약의 선지자들도 끊임없이 강조했던 예배였습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는 우리의 마음으로부터 하나님 여호와께 진정한 사랑과 경외와 감사와 기쁨과 즐거움과 설레임과 두려움과 떨림과 애통함과 회개함과 헌신과 순종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예배하는 예배입니다(사 29:13; 마 15:8, 막 7:6 참조). 이것이 성령 안에서의 예배입니다.

또한 “진정으로 예배하라”고 하셨습니다. “진정으로”라는 말은 “진리 안에서”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이고, 복음이 진리입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진리 지식, 그리스도를 바르게 아는 진리 지식, 구원에 대해 바르게 아는 진리 지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진리 안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참된 예배자는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진리 지식을 가지고 예배해야 합니다. 그 진리 지식을 가지고 예배하는 사람이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우리의 예배 자체도 진리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예배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른 예배, 말씀과 지식에 기초한 예배, 말씀과 진리로 충만한 예배여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와 찬송과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충만하고 말씀에 근거하고 말씀의 명령대로 예배하는 예배여야 합니다.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드리는 예배가 진리 안에서 드리는 예배이고 그것이 곧 “영적(합당한, 합리적인, 이치에 맞는) 예배(τὴν λογικὴν λατρείαν)”(롬 12:1)입니다. 우리가 성령 안에서 예배할 때, 우리는 또한 진리 안에서 예배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시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영적인 것은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성령 안에 거하여 있다면, 우리는 또한 진리 안에 거하여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로 알지 못하고는 바로 예배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예배는 진리 안에서의 예배여야 합니다.

예배는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하고 바른 예배자가 되지 못할 때, 우리는 사마리아 여인처럼 방황하며 곤고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예배자입니까? 우리는 성령 안에서 예배하는 예배자입니까? 우리는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예배자입니까? 한 개인의 영적 건강성은 그의 예배 생활이 어떠한가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고, 한 교회의 건강성은 그 교회의 예배가 어떠한가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른 예배자가 되지 못할 때, 우리의 인생은 흔들리고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좋은 예배자가 되면, 우리는 좋은 신자가 되고 우리의 신앙생활은 복되게 될 것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우리는 좋은 예배자가 되기를 가장 큰 소원으로 삼아야 합니다. 형식적인 예배자, 경거망동한 예배자가 되는 것은 소용없습니다. 성령 안에서, 성령으로 충만한 예배자, 진리 안에서, 진리로 충만한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