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들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 연결되고 연합한 자들입니다. 구원이란 죄인이 그리스도와 연결되고 연합되는 것이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자기 것으로 삼지 않고, 그리스도에게 연결되지 않은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 모든 좋은 것이 있으니, 그리스도와 연합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칼빈은 말하기를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밖에 머물러 계시고 우리가 그와 떨어져 있는 한, 인류의 구원을 위해 그가 당하시고 행하신 모든 일들이 우리에게 의미가 없고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란 무엇인지, 그와 연합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은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연합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와 교회를 머리와 몸의 관계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15절)고 하셨고, 우리는 그에게 연결된 몸이라고 하셨습니다(16절; 엡 1:22, 5:23 골 1:18 참조).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머리가 되시며 우리는 그의 몸이요 그의 것입니다. 모든 참된 교회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그리스도 교회입니다. 교회는 어떤 사람에게 속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교회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람들이 세운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그리스도께서 보호하시는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통치를 잘 받을 때에 든든히 세워질 수 있습니다.
죄인인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연합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됨으로써만 가능한 것입니다(13절).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된 자들입니다. 우리는 나이도, 성격도, 지식 수준도, 은사도, 인종도, 문화도, 언어도 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는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리스도를 우리의 유일한 중보자,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시는 큰 대제사장, 우리의 영원한 왕, 우리의 큰 선지자로 믿고, 그의 피를 의지함으로써만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신앙고백에 기초해서 그를 알고 믿는 일에 하나가 된 자들입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자라도록 하셨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게 하신 목적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결시켜 그와 하나가 되게 하신 것은, 우리가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게 하시기 위함입니다(13절). 먼저 우리 자신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야 하고,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자라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사람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과 이 세상의 풍조에 밀려서 이리저리 요동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14절).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주신 것은 먼저 우리 자신이 온전한 사람으로 자라가고,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신부로 변화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자랄 수 있으려면, 그리스도에게서 온갖 좋은 것을 공급받아야만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이은 그리스도와의 교통의 핵심입니다. 그리스도와의 교통(교제)의 핵심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모든 좋은 것들을 받는 것에 있습니다. 그의 사랑을 받고, 그의 생명을 받고, 죄사함을 받고(엡 2:1, 5-6 참조), 그가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들을 계속해서 받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고후 5:17). 그리스도와 연합하였다면 그리스도와의 교통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이 남은 것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수직적인 교제를 잘 이루도록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주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신부로 변화되도록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이루었다고 하면서도, 우리의 새로운 성품의 증진을 이루지 못하고 예수님을 닮아가지 못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어린아이의 자리에 남아있었던 것이 너무 많습니다. 거듭난 이후에도 거의 변화되지 못하고 자라가지 못한 채 신앙생활한 세월이 너무 깁니다. 그러므로 먼저 우리 자신이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가야 합니다.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해야 한다(15-16절)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와 교제하게 하시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먼저 은혜를 주시고 영적 성숙을 이루게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자신의 성화를 이루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우리도 자라고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워가라고 하셨습니다(16절).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15절) 함으로써, 그리고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 상합하여(연결되고 서로 힘을 합하여)”(15절), 서로 돕고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16절), 곧 각자의 소명과 은사를 부지런히 잘 사용해서 일함으로써 서로의 구원을 도우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에 그 몸을 자라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서로 돕고 서로 세워서 다른 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 신앙은 그리스도와 우리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신앙이 아닙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성도들은 서로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몸과 지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지체간의 강한 결속과 사랑과 조화와 협력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곧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영광스럽게 하나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서로 힘을 합하고 도우며,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함께 자라도록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한 몸의 지체인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나만 잘 하고, 나만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알뜰하게 잘 해나가면, 내가 영적으로 자라고 성숙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내 자신의 영적 성숙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다른 이들과 한 몸을 이루어 함께 자라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신앙생활 잘하는 사람들을 어느 한쪽에 모아서 아주 편안하고 수준 높게 신앙생활하게 하시고, 또 다른 한쪽에는 아주 어리고 유치하고 모든 면에서 미성숙한 성도들만 모아서 서로 헤매면서 신앙생활하게 만드시지 않으셨습니다. 교회에는 언제나 연약한 이들이 있고, 나와는 생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고, 성장 배경도 다르고, 생활 수준도 다르고, 교육 수준도 다르고, 은혜 받은 정도도 다르고, 성경을 아는 정도도 다르고, 신앙연조도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모여서 함께 신앙생활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돕고 서로를 세워주도록 하신 것입니다. 이 땅 위에서 사는 동안 우리가 각각 개교회에 속해 거룩한 교회의 회원이 되어서,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사용하고 발휘하여 서로 사랑으로 봉사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은사를 주신 목적입니다. 이것이 함께 성숙을 이루는 길이고, 이것이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길입니다. 교회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만 자라가고 세워진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혼자만 자랄 수 없습니다. 함께 자라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주신 것을 감사하며, 우리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와 하나가 되었으니, 그를 믿는 것과 그를 아는 것에 더욱 하나가 되기를 힘쓰고 이를 위해 기도합시다. 또한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의 충만한 데까지 이르며 온전한 사람을 이루는 우리 모두가 되며,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통치를 잘 받으며, 서로서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잘 연결되고, 상대방을 자라게 함으로써 내가 자라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교통을 날마다 맛보며 경험하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