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29절: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로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30절: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 말씀 요약 >

하나님 한 분만이 사람의 지고선(summum bonum, 최고선)이십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주된 목적(chief end)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 1문).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려면 하나님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칼빈은 “사람의 주된 목적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제네바교회 요리문답 1문).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신 목적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영원한 복락 가운데서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기 위함입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6문).

우리의 믿음과 소망의 견고한 토대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며, 그분이 하시는 일들은 어떠한가를 바르게 아는 것입니다. 한 분 참 하나님과 그분의 사역들(하시는 일들)이 우리의 믿음과 소망의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 자신과 하시는 일들에 관하여 신뢰할만한 지식을 성령을 통해 알려 주십니다. 그러므로 성경 말씀을 주야로 읽고 묵상하는 자가 복 있는 사람입니다(시편 1편).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하시는 일들만 자랑해야 합니다.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사랑과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는 자인 줄 깨닫는 것이라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9:24). 인간에게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의 사역들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렘 9:23).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에 대해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장에서 간결하지만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웨스트민스터 3장은 하나님의 사역들(하시는 일들) 가운데 첫 번째 일인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of God’s eternal decree)에 관하여 잘 요약하여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이란 하나님께서 영원부터(from all eternity) 자신의 의지의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counsel)에 의하여, 일어나게 될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그리고 변치 않게 정하신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장 1항 전반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바르게 알아야만 하나님의 작정의 어떠함을 바르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장과 3장을 잘 연결시켜 주의 깊게 읽고 관련시켜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안에 어떤 천사들과 사람들을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선택하신 것과, 영원한 사망 가운데 버려두기로 한 유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안에 구원(영생)을 위한 선택과 택하신 자들의 구속(구원) 성취를 위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가리켜 ‘하나님의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의 중심에 하나님의 영원한 구원의 계획(선택과 예정)이 위치해 있습니다. ‘하나님의 예정’은 하나님의 구원의 그 성취 사역에 관한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계획)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예정’은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특별 작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작정’이라고 말할 때는 구원의 계획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 전부를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영원부터, 자신의 의지의 지극히 지혜로우며 거룩한 계획(경륜)에 의하여, 일어나게 될 어떤 일이든지 자유롭게 그리고 변치 않게 작정하셨습니다”(엡 1:11; 롬 11:33; 히 6:17; 롬 9:15,18,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장 1항).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장 3항에서는 영원한 생명(구원)을 위한 ‘예정’(predestination)과 영원한 죽음에 버려두기로(유기) 미리 정하신(foreordination)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하나님의 작정에 의하여 어떤 사람들과 천사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예정되었으며, 다른 이들은 영원한 죽음에 이르도록 정해졌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장 3항의 영문판을 보면 구원을 얻도록 ‘예정’된 것과, 영원한 죽음에 버려두기로 ‘정해진 것’을 다른 동사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구원을 위해 ‘예정 되어진 것’은 ‘predestinated’라고 한 반면에, 영원한 죽음에 이르도록 버려두기로 ‘미리 정하신 것’은 ‘foreordained’라는 동사를 사용하였습니다. 이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둘 다 ‘예정’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작성자들은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작정(경륜, 계획)을 가리킬 경우에만 하나님의 예정(predestination)으로 말했습니다. 구원하실 자들의 선택과 택하신 자들의 구원의 전 과정을 계획(작정)하신 것에 국한하여 ‘예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셨습니다. 반면에 죄(정죄)와 사망(형벌)에 버려두기로 정하신 것을 가리킬 경우에는 ‘미리 정하심’(foreordin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구원을 위한 선택과 택하신 자들의 구원(구속)의 전 과정을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안에서 미리 정하신 것을 ‘예정’이라는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기’(preterition, 간과, 버려둠, passing by)도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에서 미리 정하신 것이지만, ‘예정’이라는 말로 표현하지 않고 ‘미리 정하심’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구원을 위한 ‘선택’과 정죄 아래 버려둠(유기)은 둘 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안에서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두 다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선택과 유기의 근거와 목적의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 보여 줍니다. 이 차이를 알지 못하고 ‘예정’이라는 말을 ‘유기’와 관련하여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예정’(혹은 선택)하신 근거는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오직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자유롭고 기쁘신 뜻의 결정이 선택(예정)의 근거입니다. 예정(선택, 구원 계획)의 목적은 하나님의 전적 은혜의 영광을 찬송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입니다.

반면에 유기(버려두심)의 근거는 각 사람이 범한 죄입니다. “죄는 하나님의 지극히 높으신 엄위를 거슬러 짓는 것이므로 하나님의 공의는 이 죄에 대해 최고의 형벌, 곧 몸과 영혼에 영원한 형벌을 내릴 것을 요구합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1문). 유기(버려두심)의 목적은 죄(불의, 불법,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의 공의를 나타내려 하심입니다.

구원을 위한 선택(구원의 계획, 예정)이나 정죄와 형벌에 버려두심(유기)은 둘 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안에서 정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영생(구원)을 위한 ‘선택’(예정)은 전적 하나님의 은혜(사랑)와 하나님의 기쁘신 뜻으로 하신 일입니다. 그러나 ‘유기’(정죄와 형벌 아래 버려두심)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사법적(법정적) 행위(judicial act)입니다.

그러므로 선택과 유기는 그 근거와 목적이 다름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영생을 위하여 선택하시고 예정해 주신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구원의 은혜를 굳게 믿고 어떤 형편에서든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사랑)를 감사할 수 있습니다.